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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공부

직장을 그만두고 싶을 때.

by Adorabbit 2024. 1. 14.

2주 전까지도 죽겠다 투덜대던 제가 이런 글을 쓰게될 줄 몰랐습니다.


하루하루 마지못해 버티기만 하던 일상 속에서 방법이 없다고만 생각했어요.

워킹맘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습니다. 아마 많은 엄마들이 이럴거면 직장 그만두고 적은 시간 알바를 하는 게 낫지 않나 고민 안해본 분 없으실 것 같아요.

아이는 여전히 자주 아프고, 아무리 공무원이어도 자녀를 사유로 갑작스러운 병가, 돌봄휴가 뭐 한두 번이지 애 아플 때마다 쓰는 건 주변 직원 분들에게 참 미안한 일이죠.

눈치 안보고 그냥 쓰자, 저도 복직하자 마자 처음엔 그랬지만 그렇게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근무하는 게 더 다니기 싫은 여건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1. 버틸 방법을 찾을 때까지 찾자.

- 블로그에 일기장 적듯 토로해보자

아무것도 안해서는 전혀 나아지지가 않습니다. 저는 묵혀두었던 블로그를 다시 열었어요. 남편도 바쁘고 힘들고 이야기 하고 싶을 때 매번 옆에 있지도 않고, 블로그에 일기장 적듯 토로할 말을 적어보았습니다. 바로 나아지지는 않아도,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 반대로, 사업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책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에 남편 책들 굴러다니는거 하나를 집어 미용실에서 파마하는 동안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요.
<당신은 사업가입니까> 이 책이었어요.

직장 그만두고 싶은 분들이 한번 읽어보시면 아마 현재 상황에 조금 감사하는 계기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직장을 그만둘 생각을 한 건, 어차피 연금이 너무나 줄었고 결국은 퇴직 후에 스스로 돈벌이를 할 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60 되어서 새로운 걸 시작할 수는 없고 지금부터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요즘 인스타마켓이니 스마트스토어니 공구니 엄마들이 집에서 돈벌어서 월급 이상 번다는 케이스들이 워낙 많잖아요. 저도 그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ㅎㅎ

휴직 중에 유튜브도 했었고 구독자 1만명까지 가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수익이 커피값도 안되었었어요. 전자책도 써보았지만 한 시즌 후루룩 몰아 팔고 고정적인 소득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해당 책에서는 이와 같은 부수입은 '생계유지'가 될 만큼은 아니라는 거에요.

친한 지인이 블로그 하면서 협찬으로 세계 여행을 다니는 엄마가 있어요. 그런데 부럽기만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른 관점으로 보게되었어요. 이렇게 영상 찍고, 글 쓰고, 업로드하고 과연 여행을 즐길 수 있었을까.

뭐가 되었든 그게 생계 유지를 위한 돈벌이 수단이 되면, 여행도 그 순간 일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장에 붙어있으니 여행을 가도 일 생각 안하고 쉴 수 있죠.

남편이 사업하는 거 보면서 주말에도, 밤이고 낮이고 남편은 일과 떨어져 살 수가 없어요.

근데 내가 직장을 나와서 한두 푼 벌려는 것도 아니고, 직장보다 많이 벌고 싶어서 그만두고 싶은 건데 그럼 그 일들에 성과를 내며 하려고 할 때, 그게 생각만큼 취미로 돈을 벌 수 있는 건 착각이다. 그걸 저 책을 보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금 상황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직장에서 쓸데없이 감정소모/에너지소모 하는 게 너무 지겹고 싫었지만, 그러니까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는 거라고 (남편이 잔소리 할 때는 안 들어왔지만) 책에서 말해주더군요.
사업은, 또는 직장 나와서 월급만큼 버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걸 깨닫게 되면서 직장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음... 감사하며 다니자는 마음으로 변했어요.

퇴사를 아예 포기한 건 아니지만, 우선 2년 뒤에 첫째 1학년이라 또 휴직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2년은 감사히 버티자는 마음이에요.

두번째 휴직 때에는 그래도 애들도 어느 정도 크고, 제2의 인생을 위한 다른 도전도 해보려고 합니다.

맘카페에도 직장 그만두고 적은 시간 알바를 할지 고민하는 글들 많이 보았어요. 그래도 직장에 붙어있는 게 엄마의 자존감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직장은 다닐 때는 모르지만 없어지면 얼마나 자신을 증명해보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지 몰라요.

아무튼 힘내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언제 다시 우울에 빠질지 모르지만.. 글 쓰면서 다시 힘을 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