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반 년 정도가 지났다.
뱃속에 우리 아이도 생겼다.
나는 2년 전, 남편을 설연이라는 크리스찬 소개팅 어플로 만났다.
나는 남편을 처음 만난 날, 내 사람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은 직장에 입사하기 전 탄자니아에 1년을 살다왔다고 했다.
이 아프리카 이야기로 인해 나는 이 남자의 삶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나 역시 최종합격을 받고 코트디부아르에 다녀왔었기 때문이다.
젊음의 때에 좋은 곳도 가볼 수 있지만
굳이 쉽지 않은 여정을 택하면서 배우려고 나아가는 모습이
이 사람 나와 같은 방향을 걸어가고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스무 살이 되는 즈음부터
배우자 기도를 했었다.
어딘가에 있을 그 사람의 하루를 위해 기도했다.
아침에 밥은 잘 먹었는지, 학교에는 잘 갔는지 주님께 묻기도 하고
고난의 시간을 겪고 있다면 이 사람이 잘 이겨내게 해달라고
생각이 날 때마다 기도했다.
그렇게 이 사람이 걸어온 삶의 굴곡과 여정을 들으며
'내가 기도하던 사람이 이제 왔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를 만난 첫 날에 말이다.
그가 경험하고 이겨낸 삶의 여정은
주님이 나에게 주신 그것과 매우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내가 호감을 갖던 외모가 아니었다.
나의 친오빠가 남편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자신과 닮았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이성으로 느끼는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웃을 때마다 보조개가 들어가는 남편의 얼굴이
보면 볼 수록 웃음이 났다. 귀여웠다.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것은 아니지만
내 사람이 어딘가에서 잘 자라다가
때가 되어 드디어 나에게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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